영화 잠(2023, 유재선 감독) "잠든 밤, 깨어나는 진실"
부부의 침실, 공포의 무대은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침실’을 가장 위협적인 장소로 바꿔놓는다. 이 영화는 초자연적 존재나 외부의 괴물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의 변화를 통해 불안을 조성한다. 이야기는 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이 함께 잠든 밤, 현수가 갑작스럽게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그가 잠든 상태에서 중얼거리고, 손톱을 뜯고, 때로는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행동을 하며 상황은 점점 기묘해진다. 수진은 처음엔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지만, 이상 행동이 반복되면서 불안과 공포로 전이된다. 영화는 "남편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는 아주 일상적이면서도 강력한 공포의 근원에서 출발한다. 침대는 편안함과 휴식을 상징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위험과 불확실성의 진원지다. 밤마다 벌어지..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