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물랑루즈(2001) "사랑, 환상, 그리고 비극의 쇼"
비극적 로맨스의 감정구조 《물랑루즈》는 단순한 화려한 뮤지컬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인간 존재의 궁극적인 열망, 즉 사랑과 죽음이 교차하는 서사가 깔려 있으며, 이 사랑은 탄생부터 종말을 암시한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비극적 결말을 예고함으로써, 관객에게 감정의 방향성을 미리 규정짓는 장치를 사용한다. 크리스티앙이 들려주는 회상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이미 사틴의 죽음을 알고 시작하게 되며, 이 구조 자체가 사랑의 덧없음을 드러낸다. 사틴은 사랑을 꿈꾸지만, 그녀의 몸은 결핵으로 서서히 죽음을 향해 가고 있고, 그녀가 속한 물랑루즈는 자본과 권력의 극단적인 상징이자, 사랑이 설 자리를 잃은 세계로 제시된다. 그녀의 몸은 소비되고 착취되며, 사적인 욕망이 상품처럼 거래되는 공간 안에서 사랑은 가장 비..
2025.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