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톤먼트 "기억과 죄, 영화의 고백문학"
잘못 쓰인 단어: 브리오니의 시선과 서사의 붕괴《어톤먼트》는 한 편의 로맨스 비극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은 훨씬 더 복잡하고 해체적인 서사 구조로 짜여 있다. 이 영화의 중심 갈등은 두 사람의 사랑이 파괴된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목격하고 오해하고 기록한’ 소녀 브리오니의 시선이 만들어낸 현실의 왜곡에 있다. 즉, 《어톤먼트》는 단지 운명적 비극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버릴 수 있는 ‘말’의 권력과 책임에 관한 영화다. 특히 영화는 그 언어의 주체가 ‘어린 작가’라는 점에서, 픽션과 진실, 창작과 죄의식, 이야기와 인생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리며, 관객을 정서적 혼란 속에 몰아넣는다. 브리오니는 열세 살의 나이로 언어를 신뢰하며, 세계를 언어로 해석하고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작..
2025.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