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 나는 누구인가, 복제된 자아의 초상
고립된 존재의 자각: 자아의 균열《더 문 (Moon, 2009)》은 SF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철저히 철학적 질문이 놓여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라는 존재는 내 기억과 감정, 육체 중 어디에 위치하는가?" 이 영화의 주인공 샘 벨(샘 록웰)은 지구의 에너지 자원을 채굴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지구와의 단절된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3년간 달 기지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심리적으로 피로해 있고, 유일한 대화 상대는 인공지능 로봇 ‘거티’뿐이다. 그러나 진짜 이야기는 그가 자신이 '진짜 샘'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각성은 단순한 줄거리의 반전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자아에 대해 얼마나 불완전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폭로하는 구조적 장치다..
2025. 5. 20.
영화 마션(2015), 고립에서 과학으로 살아남다
화성에서 살아남는 법 – 과학적 생존 서사의 힘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 (The Martian, 2015)》은 SF 영화의 장르적 전통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전례 없는 생존 서사를 과학적 디테일로 완성해 낸 보기 드문 작품이다. 대부분의 우주 생존 영화들이 공포나 초월적 상황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이 영화는 오히려 과학적 사고와 논리적 문제 해결 과정을 서사의 중심으로 배치하여, ‘지식’ 그 자체를 극적 요소로 삼는 혁신적인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NASA 탐사대의 한 식물학자로, 화성에서 고립된 이후 생존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고 생활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단순히 ‘적막한 행성’이 아니라, 산소, 물, 음식, 에너지 등 모든 것이 결핍된 절대 고립의 공간..
2025.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