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멘탈 (Elemental, 2023) 줄거리
엘리멘탈 시티는 물, 불, 공기, 흙 네 개의 원소 주민들이 살아가는 도시이다. 이곳에서 불 원소 출신인 주인공 앰버 루멘은 부모님(버니와 씨더)의 가게인 '파이어 플레이스'를 이어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살아간다. 앰버는 가게를 물려받고 싶지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마다 폭발을 일으키는 성격 탓에 문제를 겪는다. 어느 날, 가게에서 고객을 응대하던 중 화를 참지 못해 폭발을 일으켰고, 그 충격으로 배관이 터지면서 도시의 물 공급 담당자인 물 원소 웨이드 리플이 흘러들어오게 된다. 웨이드는 정직하고 감성적인 성격으로, 시 규정을 위반한 가게의 문제를 알리며 이를 보고해야 한다고 한다. 앰버는 가게가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웨이드에게 보고서를 철회해 달라고 부탁하고, 웨이드는 그녀를 돕기 위해 물의 지도자인 브룩 리플을 찾아간다. 브룩은 '파이어 플레이스'의 문제가 도시 배관망의 결함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되며, 앰버와 웨이드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 가게를 살릴 수 있다고 제안한다. 둘은 함께 도시 곳곳을 다니며 홍수를 막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 과정에서 앰버는 웨이드의 따뜻한 성격과 감성에 끌리게 되고, 웨이드도 앰버의 열정과 책임감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불과 물은 본질적으로 섞일 수 없는 존재라며 고민하는 앰버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다. 한편, 도시의 배수 시스템이 악화되어 불 원소들의 거주지가 홍수로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앰버와 웨이드는 힘을 합쳐 홍수를 막으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웨이드는 증발해 버릴 위험에 처한다. 다행히 웨이드는 살아남고,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며 사랑을 인정하게 된다. 결국 앰버는 부모님의 기대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꿈을 따르기로 결심하고, 웨이드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찾아 도시를 떠나기로 한다. 앰버의 부모님도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응원해 준다. 영화는 불과 물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사랑을 통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감동적으로 마무리된다.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감독 피터 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피터 손은 한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랐으며, 부모님이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이민자의 삶과 가족 간의 희생과 사랑을 영화의 핵심 주제로 삼았으며, 불 원소인 앰버의 이야기에 자신의 가족사를 반영했다. 또한, 이 영화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엘리멘탈 시티는 물, 불, 흙, 공기 원소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각 원소들은 서로 다른 특징과 문화를 지닌다. 제작진은 이들이 현실 세계의 다양한 민족과 이민자 공동체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도록 설정했다. 기술적으로도 엘리멘탈은 픽사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불과 물 같은 유체 시뮬레이션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기존 픽사 캐릭터들이 주로 고체 형태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소로 이루어져 있어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술이 필요했다. 픽사는 니모를 찾아서와 소울에서 사용했던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을 발전시켜, 불 원소인 앰버가 감정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구현했다. 음악은 토마스 뉴먼이 담당하여 감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했으며, 픽사의 최초 한국계 여성 애니메이터인 세리킴이 주요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다. 이처럼 엘리멘탈은 기술적 혁신과 감독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결합된 작품으로, 픽사의 전통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주제를 동시에 담아낸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되었다.
영화 리뷰
픽사의 엘리멘탈은 물, 불, 공기, 흙 네 개의 원소가 살아가는 ‘엘리멘탈 시티’를 배경으로, 불 원소인 앰버와 물 원소인 웨이드의 사랑 이야기와 성장 과정을 담았다. 특히 불과 물이라는 물질적 특성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는데, 앰버의 불꽃이 감정에 따라 변화하고, 웨이드의 물결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모습은 정교한 애니메이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특히, 원소별 거주 지역과 문화적 차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엘리멘탈 시티의 디자인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가족과 정체성, 문화적 차이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부모님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앰버의 갈등은 많은 이민 2세대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불과 물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사랑을 통해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영화의 핵심 스토리는 전형적인 로맨스와 성장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연인의 이야기와 부모님의 인정을 받기 위한 주인공의 여정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루어졌기에 신선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픽사 영화들이 특유의 재치 있는 유머로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사로잡았던 것과 달리, 엘리멘탈의 유머는 다소 평이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감성적인 장면들이 많아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부분이 아쉽다는 평이었다. 엘리멘탈은 픽사의 전통적인 감동 스토리를 계승하면서도, 문화적 다양성과 이민자 경험을 깊이 있게 다룬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비주얼적인 혁신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 덕분에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