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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더 더 스킨(2013) "낯선 존재의 시선"

by nonocrazy23 2025. 4. 1.

영화 언더 더 스킨(2013) "낯선 존재의 시선"
언더 더 스킨(2013)

"인간이 된다는 것" 외계인의 시선으로 본 인간성과 정체성

영화는 정체불명의 외계 존재(스칼렛 요한슨)가 스코틀랜드의 거리에서 남성들을 유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검은색 밴을 타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주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남성들을 대상으로 접근한다. 매혹적인 외모와 부드러운 말투로 그들을 안심시키고,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정체불명의 검은 공간 속으로 이끌어 사라지게 만든다. 이곳은 현실과 단절된 듯한 기이한 장소이며, 남성들은 한없이 깊은 액체 속으로 가라앉아 존재 자체가 소멸한다. 이 외계 존재는 처음에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완벽한 포식자’다. 그녀는 오직 ‘사냥’이라는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며, 인간을 도구처럼 다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점점 인간 사회를 관찰하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인간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가 우리를 바라볼 때 무엇을 느낄까? 영화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진다. 이 외계 존재는 사냥하는 동안 점점 인간적인 감각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흉내 내는 수준이지만, 점차 감정을 깨닫게 된다. 남성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친절함과 나약함, 고독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사냥을 멈추고 자신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특히, 신체적 장애가 있는 남성을 만나는 장면이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전까지 그녀는 아무런 감정 없이 남성들을 사냥해 왔지만, 이 남성을 마주한 순간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한다. 그녀는 처음으로 인간을 해치지 않고 풀어준다. 그리고 이 경험 이후, 그녀 스스로도 ‘인간이 되고 싶다’는 감정을 품게 된다. 외계 존재로서의 본능을 벗어나 인간처럼 살아가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 사회에서 그녀는 더욱 위태로운 존재가 된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그녀는 한 남성과 가까워지며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려 하지만, 육체적 결합을 시도하는 순간 그녀가 진정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녀의 몸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같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를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겉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경험을 통해 내면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임을 상징한다. 그러나 인간 세계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숲 속에서 한 남성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그녀는 인간으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입장이 된다. 사냥하던 존재가 사냥당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순간, 그녀는 궁극적인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그녀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폭력성 앞에서 무력해진다. 마지막 순간, 그녀의 외계 피부가 찢겨나가면서 그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결국 인간이 될 수 없었던 존재. 그녀는 그렇게 소멸한다.

 

"유혹과 포식" 사냥하는 자와 사냥당하는 자

영화에서 그녀가 사냥하는 남성들은 공통적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존재들이다. 대부분 혼자 걷거나, 주변에 친구가 없는 남성들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사회적 관계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쉽게 사라져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마치 범죄에서 피해자를 선택하는 과정처럼, 영화는 사회적 취약성을 가진 존재들이 더 쉽게 희생자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성들이 그녀를 따라 집으로 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 역시 흥미롭다. 대부분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기대에 차 있다.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기쁨과 동시에, 조심스럽게 그녀를 탐색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장면들은 현실에서 여성들이 종종 경험하는 남성과의 만남에서의 권력 역학을 뒤집어 놓는다. 보통 우리가 보는 영화에서는 여성들이 남성의 유혹에 순응하는 장면이 익숙하지만, 언더 더 스킨에서는 이 관계가 역전된다. 남성들이 기꺼이 그녀에게 자신을 맡기는 순간, 그들은 사라진다. 특히, 검은 공간 속에서 남성들이 옷을 벗고 그녀를 따라가다가 서서히 액체 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은 강렬한 상징성을 가진다. 그들은 성적 욕망에 이끌려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결국 그것이 그들을 소멸시키는 원인이 된다. 마치 여성의 몸을 소비하려 했던 그들이 역으로 소비당하는 듯한 장면이다. 이는 남성이 여성을 단순한 성적 대상으로 바라볼 때, 그 행위 자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그녀는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 스스로 인간의 삶을 경험하려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녀가 인간 세계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숲 속에서 만난 남성에 의해 쫓기는 순간이다. 이 남성은 처음부터 그녀를 인간 여성으로 보고, 자신의 폭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 장면은 영화가 처음부터 쌓아온 성적 대상화의 역학이 완전히 전복되는 순간이다. 이전까지 그녀는 남성을 유혹하고 포식하는 자였지만, 이제는 인간 남성의 성적 폭력 앞에서 무력한 존재가 된다. 이 남성은 그녀의 옷을 찢어버리고, 그녀의 신체를 강제로 드러낸다. 그러나 이 순간, 그는 충격적인 진실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의 인간적인 외형이 벗겨지고, 그 아래에서 진짜 정체가 드러난다. 그녀가 인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순간, 남성은 공포에 질린다. 그가 욕망을 가졌던 대상이 더 이상 자신이 생각했던 존재가 아님을 깨달은 순간, 그는 그녀를 제거하려 한다. 이 장면은 여성이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는 과정과, 그 소비가 끝난 후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버리는지에 대한 강렬한 은유다. 그녀는 더 이상 ‘이상적인 여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때, 즉 성적 매력을 행사할 수 없을 때,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결국, 그녀는 인간 남성의 폭력에 의해 사라지게 된다. 언더 더 스킨은 단순히 외계인의 시선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는 영화가 아니다. SF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가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SF적 상징과 철학적 메시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외계 존재는 인간의 형태를 취하고, 인간처럼 행동하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가 사냥을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외계인의 본능적 활동이기 때문이지만, 그녀가 인간의 세계에 점차 몰입하면서 ‘인간’이란 단순한 형태나 행동으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에서 외계 존재는 인간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지만, 인간의 정체성과 본질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처음에 인간을 사냥의 대상으로만 보고, 그들의 감정과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는 인간들의 복잡한 감정선을 목격하고, 그들의 연약함과 고독을 이해하려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인간이 단지 육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감정과 경험을 통해 형성된 복잡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외계 존재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탐구하는 동시에, 외형을 넘어서는 인간 본성의 깊은 내면을 파헤친다.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 구별되는 감정, 도덕, 기억,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되는 관계들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영화는 인간성의 핵심은 단지 신체적 존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선택의 과정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제시한다. 영화의 제목인 언더 더 스킨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피부는 우리가 ‘보이는 것’을 대표하지만, 그 아래에는 우리가 숨기거나 알지 못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외계 존재는 처음에는 ‘피부’를 통해 인간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결국 그녀의 본질이 드러날 때, ‘피부 아래’ 숨겨진 다른 존재가 등장한다. 이 ‘피부’는 인간의 외형과 내면을 분리하는 경계를 나타내며, 우리가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또 어떻게 숨기는지를 상징한다. 외계 존재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우리는 그 존재가 인간과 비슷하다고 믿지만, 결국 그 본질이 드러날 때 비로소 인간이 아닌 존재임을 알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내면과 외면의 갈등과 불일치를 탐구하며, 인간이란 결국 보이는 것만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영화 언더 더 스킨은 인간 존재와 타자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자아와 존재의 본질에 대한 공포와 혼란을 탐구한다. 외계 존재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시도와 그로 인한 고뇌는 결국 우리가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우리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도전적 물음을 제기한다. 이 영화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은유적으로 그려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이라는 개념의 한계를 지적하고,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남긴다.